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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2013년”

“올려

2013년 상반기

3개월 정도 보도자료 작업만 하고도 멘탈이 굳건한 저를 보고, 그리고 매일 밤 남아서 사무실의 편집 작업을 돕던 저를 편집장님은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잘 돌봐주셨어요. 자기 기사체를 거의 복사하다시피 해서 보도자료를 변형해서 내놓는 저에게 빠꾸 먹이는 건 동일하지만 굉장히 섬세하게 왜 이렇게 바꿔야 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4개월차 접어들었을 때 처음으로 빠꾸없이 "올려"라고 한 마디 하셨어요. 아무 수정 없이 올리라는 말에 정말 감격.. ㅠㅠ.. 그간 내가 노력한 것을 인정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줄곧 수정 없이 올리는 것을 허락 받았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이놈 또 예전 버릇 나오네"라고 하시면 "아니 편집장님, 편집장님 예전 기사에 이렇게 표현하셨는데요"라고 맞받아 치고 그러면 "야 그거 내 저작권이라니까"하면서 편집장님의 완벽한 부사수로 인정 받았습니다.

“야, 그거 그만하고 따라와

2013년 상반기

어느 날이었습니다. 똑같이 보도자료 처리에 여념없던 날 편집장님이 "야, 그거 그만하고 따라와. 명함 있지?" 라고 말씀 하셨죠. "예. 예" 하고 노트북 넣고 가방 들고 편집장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렇게 간 곳이 어떤 호텔의 연회장이었어요. 기자들이 억수로 많이 있었습니다. 100명도 넘게요. 모 회사의 기자간담회였던 거에요. 그곳을 편집장님이 저를 데리고 간 겁니다. 저희 편집장님은 당시나 지금이나 게임업계 탑5에 드는 레전드십니다. 그런 분이 저를 데리고 수많은 기자들이 있는 곳에 갔다는 건 너무 뿌듯하고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드디어 한 사람의 기자 몫을 하는 건가'하고 생각한거죠. 레전드인 우리 편집장님을 보고 다들 인사할 때마다 편집장님은 "우리 막내야. 액면가는 좀 높지?"하면서 일일히 소개시켜주셨습니다. 다들 "야 너 고생 많겠다. 이런 사람이 사수라서" 식의 위로(?)를 건네 주셨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복도에서 인사를 나눈 후 맨 앞자리 빈 곳에 자리를 하신 편집장님은 옆에서 기사 지시를 해주셨습니다. 다들 기업이 나와서 하는 말을 쓰려고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편집장님은 "오자마자 스케치 기사를 누구보다 빨리 써봐"라고 하셨죠.

“생애 첫 명함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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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나를 쓰자 편집장님은 저를 데리고 테이블 순서대로 1번부터 끝까지 전부 돌면서 인사해 명함드려 라고 하면서 저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이날이 제 기자 인생의 시작이었어요. 다들 나이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기자 막내 생활을 한다는데 동정심을 주셨고요. 그런데 하필 사수가 우리 편집장님이라는데 측은지심을 주셨어요.. ^^;;; 너무 너무 힘들 거라고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편집장님과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이 글의 모든 스타일을 김상두 편집장님이 만들어주신 거니까요. 이날 이후로 저는 어떤 행사장을 가도 스케치 기사를 쓰고 혼자서 "안녕하세요! 게임조선 막내 기자 ㅇㅇㅇ입니다! 앞으로 인사 열심히 드리겠습니다!"라고 명함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선배 기자님들은 "이야 이 바닥이 안 죽었구나. 몇 년 새 막내라고 먼저 찾아와서 인사하고 명함 돌리는 건 니가 처음이다" 그러면서 저를 동정심+측은지심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이렇게 저의 사회생활의 시작은 쉽진 않았지만 궤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003 끝 :)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2011년 34살의 유목민보다 더 안 좋은 출발선에 섰던 사람은 대한민국에 거의 없습니다.

단돈 100만원도 없이 맞이한 2011년. 단돈 300만원도 없이 맞이한 2012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나이는 34, 35살 ㅠㅠ...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삼수생, 고시생, 월급 100만원. 그것도 아르바이트. ㄷㄷ...

거기에 장남. 나이는 34.. ㄷ ㄷ

제가 항상 말씀 드리죠.

주식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 일을 잘해야 한다고요.

회사 일을 못하는 사람이 주식을 잘 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003까지만 보시더라도..

왠지 주식 공부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신가요?

또 잘 보세요. 사회생활 적응 과정이 고시공부, 수능공부 과정과 비슷하지 않나요?

진짜 도전을 하고 실패한 사람은 다음 선택에서 또 실패하지 않으려고 진지한 노력을 합니다.

다 같다고 생각해요.

부와 지혜의 여정 이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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